"NBA·MLB 우승팀모자 우리가 다 만들죠" .. 고호성 P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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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모자왕국'으로 통한다.
영안모자 다다실업 유풍실업은 30여년째 세계 모자시장에서 3대 메이저로 군림하고 있다.
모자업체인 PNG의 고호성 대표는 모자왕국의 최전방 '영업맨'으로서 세계시장을 누볐던 주인공이다.
그는 금호실업에서 10여년간 '무역맨'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다다실업 영업상무와 영안모자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한국이 모자왕국으로 자리잡는데 크게 기여했다.
고 대표가 내세우는 한국 모자업계의 최고 경쟁력은 '시간마케팅(On Time Business)'.
그는 "모자가 영세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대표처럼 비춰지지만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업 노하우 외에 시간마케팅이 동원된다"고 말한다.
대만 중국 업체의 저가공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자업체들이 항상 선두권을 유지하는 이유다.
NBA MBL NHL 등 미국 프로스포츠의 결승전후 우승팀 팬들이 쓰게 될 '챔피온' 로고가 박힌 모자는 시간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례다.
PNG 등 국내 업체들은 각 프로리그가 결승전을 시작하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제작 및 배송기간을 감안해 모자주문은 결승리그와 함께 접수된다.
이 때부터 3∼4단계에 걸친 치밀한 마케팅(작전)이 시작된다.
자칫하면 공들여 만든 모자를 모두 폐기하고 주문업체로부터 신뢰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한 순간에 미국 전역에 챔피온모자를 깔 수 있는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등 수십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챔피온 모자가 배치되는 것은 바로 결승전 당일.
4만명의 관중을 기준으로 양팀과 챔피온 로고가 새겨진 8만개의 모자가 경기장에 도착하게 되며 경기종료후 패배한 팀의 모자는 즉석에서 폐기처분된다.
동시에 결승전이 치러지는 동안 팀로고만 빠진 챔피온모자는 미국 전역의 물류창고로 향하게 되며 경기직후 자수를 새기는 마무리작업이 철야로 이뤄져 시장으로 나간다.
고 대표의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전략은 다다실업을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시키고 경쟁업체인 영안모자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배경이다.
고 대표는 영안모자를 퇴직한 후 2000년 PNG를 설립했다.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한해 6백만개의 모자를 판매하며 연매출 2천만달러의 중견모자업체로 급성장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