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 논의를 주도해온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 의원 등 강경파가 거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내 신당 논의가 구당파의 반발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부영 김부겸 의원 등 탈당파는 물론 재야세력과 당내 구당파측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탈당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단 당내 신당기구 구성 등을 통한 독자신당 추진 쪽에 무게를 싣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집단탈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3일 신당 모임에서 신당추진기구 구성을 마무리짓고 한나라당 탈당파 및 당 밖 개혁세력과 연대해 나가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강경파의 한 핵심 의원은 1일 "구당파가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집단 탈당을 통한 신당 창당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며 "1차 탈당 대열에 얼마나 가세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단계적 탈당이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동영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언젠가 서로 만날 날이 있을 것"이라고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천정배 의원은 "우리가 취하는 행동은 한국 정치발전을 어떻게 하면 안정적이고 위력 있게 이루느냐는 전략의 문제이고 이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탈당할 때가 아니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신기남 의원측도 "신주류 내부의 행동방향에 대한 최종 정리가 안된 상태"라며 "아직 탈당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열어놨다. 중도파이면서 재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김근태 고문은 "개혁·평화세력이 통합해야 되는 상황에서 이합집산적 탈당은 오히려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당제에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고 탈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신당모임 대표인 김원기 고문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구당파) 설득 노력도 중요하지만 총선 일정이 정해져 있어 적어도 9월까지는 신당의 틀이 짜여져야 한다"며 적극적인 신당 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