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풀어낸 '숙명의 무게' .. 국립현대미술관 곽덕준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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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의 2003년도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초대전을 갖고 있는 곽덕준 화백(66)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작가다.
그는 일본과 한국 사회에서 '타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 문제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해학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회화 사진 오브제 퍼포먼스 등 각 분야에 걸쳐 90여점의 작품이 고루 출품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인 '10개의 계량기' '자화상'을 비롯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통령과 곽' 시리즈 등도 나왔다.
고교 시절 일본화를 배운 그는 1960년대 화면에 호분과 모래를 사용해 도기(陶器) 같은 질감을 가진 작품을 선보였다.
70년대의 '계량기' 시리즈는 눈금 거울에 큰 바위를 올려놓고 '0'으로 표시했다.
'0'은 100 혹은 0을 의미하는데 무의미한 존재를 뜻하기도 한다.
80년대에 등장한 '대통령과 곽' 시리즈는 타임지에 나오는 미국 대통령 얼굴의 반을 거울로 가리고 자신의 얼굴이 비치게 한 것이다.
정치적 메시지보다는 난센스의 유머를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곽 화백은 사회적 진실로 믿어지는 대상의 의미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1997년작인 '무의미'의 경우 강아지와 모자 쓴 자신의 분신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이 사회 통념에 좌우되지 않는 확고한 존재임을 유머로 표현했다.
8월31일까지.(02)2188-6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