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맞습니다, 이젠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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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맞습니다, 맞고요∼'를 흉내낸 개그맨은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다.
그러나 한 학자는 이렇게 꼬집었다.
"맞으면 맞다, 틀리면 틀리다로 끝내야 하는데 역접의 뉘앙스를 풍기는 '맞고요∼'라는 꼬리가 붙다보니 나중에 다른 말을 하게 된다."
진정으로 동의한다면 '맞고요∼'를 떼고 '맞습니다'로 끝내야 한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주 모처럼 '맞고요∼'를 떼고 말을 끝맺었다.
원로들이, 기업인들이, 학자들이, 그리고 외국 투자자들이 한 목소리로 노사문제에 '법과 원칙'으로 대응하라는 충고에 대해 '맞습니다'로 답한 것.
"파업기간중 임금지급, 노조 전임자 급여요구 등 노동자의 특혜도 해소돼야 한다"는 그의 발언에선 의미심장한 인식 변화도 나타났다.
주말인 28일 새벽에는 철도노조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면서 확실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이는 법과 원칙으로의 '회귀 선언'인 동시에 자신의 지지세력에 대한 뼈아픈 '별거 선언'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2003년도 이번 주로 벌써 절반을 넘긴다.
상반기를 마감하고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이어서 그런지 이번주에는 이런저런 행사들도 많다.
재정경제부는 해외 석학들을 초청해 새로운 경제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국제회의(30일)를 대대적으로 연다.
석학들이 어떤 충고를 내놓을지 관심거리다.
서울시는 다음달 1일부터 청계천 복원이라는 대역사를 시작한다.
개성공단 착공(30일)은 여러가지 정치적 우여곡절을 거쳐 이번주에 첫삽을 뜬다.
축하할 일이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이번주에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
파업 열풍은 이번주가 고비다.
공권력 투입이 단행된 직후라 한국노총(30일)과 민주노총(7월2일)의 파업투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노동계의 극한투쟁이 합리적 협상문화로 바뀌어갈 것인지 지켜볼 때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느낀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그러나 사랑만으로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참여정부의 현실인식이 구호에서 벗어나 구체성을 확실히 하는 한 주가 되기를 주문해 본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