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6일 LG화학과 롯데그룹 계열 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이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하겠다고 낸 기업결합 신청에 대해 분할인수를 조건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충남 대산단지 내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눠진 현대유화 분할인수를 놓고 LG화학과 호남유화가 치열한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공정위는 쇼핑용 비닐백 등의 원료인 HDPE(고밀도폴리에틸렌),비료포대와 가정용 랩 등의 원료인 LDPE(저밀도폴리에틸렌),라면봉지와 플라스틱 우유용기 등의 원료인 PP(폴리프로필렌) 등 3개 품목은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이들 3개 부문을 2개 라인으로 분할해 각각 인수토록 한다는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이들 3개 부문의 설비와 관리 부문은 18개월 이내에 두 회사가 분할인수해도 영업 부문은 결합 후 6개월 안에 실질적으로 분리 운영돼야 한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LG화학과 호남유화는 이날 공정위 승인이 내려짐에 따라 각각 3천억원씩 모두 6천억원의 주식인수 대금을 채권단에 납부,인수작업을 끝냈다. 현대석유화학은 자본금 유입 6천억원,채권단 채무면제 4천5백28억원 등을 통해 2002년말 현재 2조1천9백98억원의 부채규모가 1조4천억원대로 낮아져 부채비율 80% 이내로 줄어드는 등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게 됐다. 이번 인수는 유화업체로서는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 성공사례로 LG화학과 호남유화 모두에 시너지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공정위 방침에 따라 약 1년간의 공동 경영을 거친 뒤 장점이 있는 부문을 분할 인수키로 했다. 이에 따라 가전제품 외장재의 원료로 쓰이는 SM(스티렌모노머)과 합성고무 등의 원료인 부타디엔(BD) 등은 LG화학이,합성섬유 부동액 등의 원료인 에틸렌옥사이드(EO).에틸렌글리콜(EG) 등은 호남유화가 나눠 갖기로 했다. 문제는 기초 유분인 에틸렌과 HDPE LDPE LLDPE(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 PP 등 나머지 품목을 어떻게 나누느냐는 것. 현대유화는 이들 품목을 1단지와 2단지에서 각각 생산하고 있어 이들 품목을 단지별로 나누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1년 1조2천억원이 투입돼 완공된 1단지와 98년 1조9천억원을 들여 지은 2단지의 가치가 각각 달라 50 대 50으로 현대유화를 인수한 LG화학과 호남유화가 인수금액을 정산하는 문제를 놓고 막판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태웅·박수진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