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투자증권이 LG카드의 증자 성공으로 일석이조의 이득을 챙겼다. 증자에 실패할 경우 미청약분을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난 데다 87억원의 수수료 수입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LG카드 증자 결의 당시만 해도 신용카드사에 대한 불신이 워낙 팽배한 데다 증시 상황도 나빠 증자 성공을 낙관하기 힘들었다"며 "회사 안에서조차 리스크심사 때 '수수료를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증자에 실패할 경우 미청약분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LG투자증권 주가 상승에도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자 성공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LG투자증권이 주간사 증권사로서 벌어들인 수수료 87억원은 LG카드 증자금액 3천9백60억원의 2.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웬만한 코스닥기업의 기업공개(IPO) 수수료가 건당 3억∼5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스닥 공모 주간사를 20번 가량 맡는 것보다 훨씬 수지 맞는 장사인 셈이다. 삼성증권이 8천억원어치의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CB) 발행을 성공시키고 받은 수수료가 50억원 미만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LG투자증권이 챙긴 수수료가 더 두드러진다. 삼성카드 후순위CB 인수 수수료는 총 1백10억원에 달하지만 삼성증권 외에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5개 청약증권사가 골고루 나눠 가졌다. 반면 LG카드 유상증자는 별도의 청약증권사가 없어 주간사인 LG투자증권이 수수료를 독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