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플랜트산업이 정보통신 및 전자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메카트로닉스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중인 중국시장 등을 기계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한국이 빈약한 원천기술 기반을 딛고 2012년 세계시장 3% 점유와 세계 7위권의 기계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계.플랜트산업의 현 좌표 국내 기계.플랜트산업은 전체 제조업 총생산 5백65조원의 7.4%와 수출의 6.7%를 차지하고 고용인원만도 2백60만명에 달하는 중추 기간산업이다. 발전단계별로는 "진입기"에서 벗어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기초기술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기계.플랜트 산업은 짧은 기간내에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이다. 그런데도 국내 업계는 그간 생산중심의 시설투자와 완제품 위주의 기술도입으로 원천기술의 해외의존도만 높였다. 미래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눈을 돌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가공 조립 등 중.저급 기술의 경우 선진국의 80~90% 수준에 도달한 반면,설계나 유공압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기술은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전문인력 절대부족과 3D업종 기피현상이 맞물려 "인력공동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으며,차세대 첨단기계류의 경우 선진국들의 특허기술 선점과 기술료 지급 부담으로 개발노력이 원천봉쇄 당하는 형국이다. 신성장엔진 비전과 과제 정부는 2012년까지 기계.플랜트산업을 세계 7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제조시스템 고부가가치형 산업설비 및 장비 차세대 첨단기계 및 스마트 모듈 등 3개를 신성장동력 업종으로 선정,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멀치감치 앞서있는 미국,일본 등을 따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제조시스템의 경우 고기능 공작기계와 e-팩토리,산업용 로봇이 역점 개발대상이다. 또 고부가가치형 산업설비 및 장비는 기계플랜트와 중소형 발전터빈이,차세대 첨단기계 및 스마트 모듈 부문은 고부가 금형과 나노공정장비 등이 타겟으로 잡혔다. 특히 "금형"과 "첨단 굴삭기" 등 품목은 세계 3~5위 이내에도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약점투성이인 국내 기계.플랜트산업의 현주소를 감안하면 정부의 이런 비전은 탁상공론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따라서 과거 정부정책의 실패와 기업들의 근시안적 이익추구로 인한 좌절을 교훈삼아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가야 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