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경기가 다소 풀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창업시장의 불황이 하반기에 단번에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완전히 풀리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안정성을 가장 중시하는 창업전략이 요구된다. 하반기 소자본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편성과 차별성의 적절한 혼합'이다. 창업컨설팅업체인 ㈜FC창업코리아의 강병오 대표는 "아이디어나 특이성만으로 승부하기에는 아직도 시장환경이 불안하다"며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반적인 아이템에 경쟁력을 실어줄 수 있는 차별성을 가미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공략할 다양한 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토속 외식사업에 주목하라 상반기에 선전했던 업종 중 하나는 외식업이었다. 전체 매출이 10∼30%가량 줄기는 했으나 그나마 먹는 장사가 나았다는 평이다. 외식업 중에선 신토불이 음식점을 해볼 만하다. 신토불이 음식점은 최근 고객층을 중장년층 일변도에서 10대,20대의 젊은이로 넓히는데 성공하고 있다. 토속음식점은 시간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꾸준히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상당기간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전주 콩나물국밥,통영 굴밥,안동 간고등어,병천 순대,개성 보쌈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자연주의 경향을 공략하라 2,3년 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 자연친화적인 생활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소자본 창업시장도 이런 소비자들의 경향에 발맞추는 추세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제품,유기농 식품 등 다양한 자연 친화제품이 속속 등장,이들을 취급하는 전문점들이 유망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연주의 열풍은 최근에 부상하는 건강 제일주의와 맞물려 소자본 창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에 뜨고 있는 자연친화형 사업으로는 해초비빔밥 전문점,아로마 바디용품 전문점,참숯 생활용품 전문점 등을 들 수 있다. ◆절약심리를 충족시켜라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후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근검·절약 풍조다. 경기와 상관없이 사회 전반에 걸쳐 검약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알뜰 소비가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소자본 창업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주머니가 얄팍해진 소비자들이 쓸만한 재활용품에 눈길을 돌리면서 리사이클링(recycling) 사업이 유망해졌다. 리사이클링 사업은 불경기에 가장 호황을 누리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리사이클링 사업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새 것처럼 수리해주는 리폼(reform)사업,완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주는 리스(lease)사업,비싼 완제품을 대체하는 재생용품을 취급하는 리필(refill)사업 등이 있다. 잉크충전방,기저귀 세탁 대여업,욕실코팅·주방리폼업,자동차 외장관리업 등이 구체적인 사례다. ◆엔젤 비즈니스는 불황을 모른다 '엔젤 비즈니스'라 불리는 어린이 대상 사업은 불황을 모르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욕구 덕분이다. 이 사업은 여성,특히 주부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사업 분야다. 육아 경험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가사와 병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주택밀집가 중심상권이나 아파트 밀집지 근린상가에서 창업할 수 있어 점포 구입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편이다. 영유아 창의력 교육센터,어린이 전용 미용실,베이비시터 파견업 등이 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뉴 컨셉트 사업에 주목하라 단순한 가격 인하로는 불황을 극복할 수 없다. 가격을 낮춘 만큼 제품의 질이 낮아지면 안목이 높아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존 업종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접객 서비스,인테리어,상품력을 향상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최근 창업 시장에도 불황 극복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뉴 컨셉트' 사업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업종에 색다른 아이디어를 가미한 신종 사업이다. 대표적인 예로 주고객층을 축소,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우대 맥주전문점과 아파트 지역광고 사업이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