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시장은 요즘 완연한 회복세다.


미국의 경우 이라크전쟁 직전인 3월 초 바닥점에 비해 25% 가량 주가가 치솟았다.


백악관은 이를 두고 "경기가 완전히 회복국면으로 돌아섰다"(애리 플라이셔 대변인)며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만 벗어나면 다른 세상이다.


부유층이 많이 찾는 보석상에서부터 서민들이 다니는 식당까지 소매상들은 "요즘처럼 장사가 안된 적은 없다"고 푸념이다.


기업들도 연일 해고 칼날을 세우고 있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까지도 9년 만의 최고치인 6.1%의 실업률이 당분간 더 올라갈지도 모른다고 우려할 정도다.


월가의 활기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일본의 경우도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실물경제는 여전히 위축되는 등 경제가 나아지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 주로 제기되는 이른바 '마냐나(Manana) 경제론'에 현혹되지 말라는 경고가 그것이다.


사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와도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란 전망으로 밝게 포장해 왔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추정치인 1.9%보다도 낮은 1.6%로 나왔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반기엔 평균 3.4% 성장할 것이란 기대(필라델피아 FRB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서다.


하지만 똑같은 설문대상자들이 3.6%로 내다봤던 2002년 GDP는 2.4% 성장으로 끝났다.


마냐나 경제학이 힘을 얻어나가자 주로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미국경제조사학회(NBER)가 직접 나섰다.


미국 경기사이클을 가장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학회는 18일 웹사이트를 통해 "2001년 3월 시작된 경기침체기가 끝나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할 시점이다.


................................................................


[ 용어풀이 ]


<>마냐나= '마냐나(manana)'는 스페인어로 '내일'이라는 뜻.


내일은 언제나 태양이 뜨듯 상황을 낙관적으로 볼 때 흔히 쓰인다.


최근 CNN방송은 일부 경제전문가들의 지나치게 낙관적인 미 경기 회복전망을 경계하면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