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남양면에 위치한 현대ㆍ기아자동차 남양종합기술연구소. 최근 현대차 울산연구소와 기아차 소하리연구소까지 통합해 재탄생한 국산 자동차 연구개발의 산실이다. 현대ㆍ기아차가 2010년 글로벌 톱5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남양만 간척지 1백5만평의 부지에 자리잡은 남양연구소에는 총연장 64km의 주행시험장, 설계1ㆍ2동과 엔진개발동, 풍동시험장 등이 갖춰져 있다. 세계적인 종합연구소의 면모는 영상품평장에서 먼저 확인됐다. 첨단 가상현실(VR) 기술을 도입, 실물과 같이 만들어진 입체영상을 영화관에서처럼 관람하면서 신차의 외관과 실내를 품평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가상현실로 만들어진 차의 도어를 열고 들어가 각종 계기를 실제처럼 조작해 볼 수도 있다. 초기 단계의 자동차 디자인 설계 등 모든 과정은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이뤄진다. 최근엔 20억원짜리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R&D(연구개발) 부문에 2조2천5백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2000년 1조2천3백83억원의 약 두 배 규모다. 앞으로 매년 매출액의 5%를 R&D에 투자할 방침이다. 총 연구인력은 5천3백70명선. 이 중 26% 정도가 자동차 엔진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엔진 개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기존 엔진보다 출력이 5∼10%, 연비가 6∼8% 향상된 2.0ℓ급 차세대 가솔린엔진을 내년중 개발 완료키로 했다. 역시 내년 개발을 끝낼 차세대 디젤엔진의 경우 1.5ℓ급으로 출력을 25∼40%, 연비를 7∼8% 높이기로 했다. 김승일 디젤엔진 개발실장은 "유럽지역 배출가스 허용기준인 유로4 수준의 디젤엔진을 독자 개발할지 아니면 프랑스 푸조사에서 직도입할지 여부를 상반기중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4백50억원을 들여 건설한 축구장 만한 크기의 풍동시험장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유일한 시설이다. 직경 8.4m의 초대형 프로펠러에서 만들어진 바람을 이용해 기존 차나 신차, 외국차의 공기저항계수 등을 뽑아 자료로 축적하고 있다. 뉴아반떼XD의 공기저항계수가 동급 세계 최저인 것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2010년 글로벌 톱5 메이커에 진입하는데 연구소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세계 유수의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아울러 남양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 디트로이트와 LA 기술연구소,일본 기술연구소, 독일 테크니컬센터 등을 묶어 글로벌 R&D망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준공된 캘리포니아 디자인 테크니컬센터와 미국 모하비 사막에 건설할 예정인 5백30만평 규모의 주행시험장과도 연계해 글로벌 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화성=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