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끊어졌던 경의선.동해선 철도가 지난해 9월 남북공동 착공식 이후 9개월여만인 14일 동서 양쪽 군사분계선(MDL)에서다시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50분께 경의선 철도 연결식장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내 MDL선상에서는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미 나와 있던 북측 대표단이 남측 대표단을맞았다. 양측은 보도진의 촬영 문제 등을 논의한 뒤 11시 2분 "지금부터 경의선 철도 연결식을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남측 사회자의 멘트로 공식 행사를 시작했다. 남북 대표단은 MDL을 사이에 두고 각각 1.5m 위치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철로위에서 마주선 채 행사를 진행했다. 철로 바로 오른쪽에는 `남북철도연결행사 2003년 6월 14일'이라고 쓰인 간판이자리를 잡았다. 북측은 MDL 북측 지역 철로 양 옆으로 10개씩의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철쭉 등을나란히 심어 분위기를 냈으나 남측 지역에는 특별한 장식이 눈에 띄지 않았다. 조명균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연결사에서 "남북철도 도로연결은 교류협력 활성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 여는 이 길이 유라시아 대륙철도로까지 연결되면 한반도가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으로 우뚝서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칠 북측 국토환경보호성 국장은 "우리가 연결한 이 철길로 그 동안 막혔던민족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겨레의 따뜻한 정이 흐르며 공동 번영의 역사가 흐를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전 11시12분. 남북 양측은 MDL 각 지역에서 남북에서 서로 이어온 철로에 이음매판을 대고 볼트와 너트로 조이는 등 연결 작업에 들어갔다. 양측 공사인부들은장비의 굉음소리와 함께 끊어진 철길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이어갔다. 북측 인부들이 MDL에 걸친 철로에서 50㎝ 길이의 검정 이음매판 4개를 조이면남측 인부들이 다시 장비를 이용해 마무리를 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1시 24분께 "드디어 끊어진 철도가 반세기만에 연결됐습니다"라는 사회자의 종료선언으로 작업이 완전히 끝나자 양측에서는 커다란 박수가 터져나왔고 긴장된 표정의 남북 당국자들과 인부들은 비로소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진 철길위로 올라선 양측 대표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악수를했고, MDL을 사이에 두고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을 고한 뒤 각각 기념촬영을 했다. 경계선을 넘어서면 안된다는 약속 때문인지 남북 양측은 분계선 주변을 오갈 때바닥을 주시하면서 조심스럽게 이동했고, 취재진과 작업 인부들은 약간씩 `침범'하기도 했으나 양측은 이를 묵인했다. 철길 주변에는 MDL을 경계로 북측의 노란빛이 나는 자연산 자갈과 푸른빛이 도는 남측의 인공 자갈이 대조를 이뤘다. 행사장 주변에는 양측의 진지와 관측소가 곳곳에 설치돼 군인들이 행사를 예의주시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남측 대표단은 행사를 마치고 되돌아오다 한국전쟁 당시 탈선해 DMZ에 나뒹굴고있는 `기차화통'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들은 연결식전에 계속해서 내리던 비가 행사를 시작하자 마자 곧바로 그치고 햇볕까지 내리쬐자 "철도 연결을 계기로 향후 남북관계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도라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