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인 지난 11일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임원들과 함께 회사 뒷산인 청계산에 올랐다. 이날 오전만 해도 먹구름이 뒤덮인 하늘을 보면서 코오롱 임원들은 등산행이 취소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오래 전에 잡힌 일정인 만큼 날씨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산행을 감행키로 최종 결론이 났고 임원들은 등산복으로 갈아입은 뒤 1시30분께 청계산으로 향했다. 약 2시간 동안 빗속을 뚫고 산을 오르면서 이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업계 현황과 사업 아이템 얘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눴다. 특히 백덕현 FnC코오롱 대표는 '코오롱스포츠'를 총괄하는 계열사 수장으로서 이 회장의 대화 상대가 됐다고 회사관계자는 말했다. 이 회장은 물 병이 달린 등산복과 코오롱의 속건성 소재인 '쿨론(coolon)'을 활용한 다목적용 방수 등산복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한다. 이 회장이 '등산경영'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겨울. 임원들과의 회사 경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지난해와 올 초 관악산과 청계산을 올랐고 이번이 네번째다. 처음에는 '놀토(격주 휴무제에서 노는 토요일)'를 활용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요일로 등산요일을 바꿨다. 수요일을 '챌린지 데이'로 지정,임원들이 등산할 때 직원들은 평소보다 이른 오후 5시에 퇴근한다. 이활용 전무는 "자연을 벗삼아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애사심도 고취하고 업무 효율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