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또 변한다] 신경영 주역들 : 신경영 밑그림 그리는 구조본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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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이 없었다면 삼성이 지난 90년대 중반 혹독한 반도체 불경기를 이겨내고 매년 조 단위의 순이익을 내는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는 불가능했다.
당시 삼성을 위기에서 건져낸 곳이 바로 이학수 본부장으로 대표되는 그룹 구조조정본부다.
구조본은 외환위기 이후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어떤 여건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냈다.
삼성이 지금처럼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된 데는 최고경영진의 역할도 컸지만 구조본이 그에 못지 않게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구조본은 '싱크탱크' 집단인 삼성경제연구소와 협력해 전체적인 지도(미래 전략)를 그리는 '패스 파인더'(길 안내) 역할을 한다.
경영환경이 급변할 때 조기에 경보를 울려주는 '조기 경보기'와 여러 계열사 경영을 조정하는 '관제팀' 역할도 맡는다.
한마디로 구조본이 삼성 경영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구조본을 거쳐간 주요 계열사 사장들만 해도 20명에 육박한다.
그만큼 유능한 인재를 뽑아 쓰고 키운다는 얘기다.
홍보팀장을 맡았던 배종렬 사장과 배동만 사장은 각각 삼성물산과 제일기획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과 이재환 삼성BP화학 사장은 기획팀장으로 일했다.
이우희 에스원 사장은 인사팀을,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경영진단팀을 맡았었다.
이형도 중국본사 회장,송용로 삼성코닝 사장,안복현 제일모직 사장,양인모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이상현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고홍식 삼성종합화학 사장,유석렬 삼성카드 사장,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등도 구조본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삼성 구조본의 조직은 재무팀 경영진단팀 인력팀 기획팀 홍보팀 법무팀 비서팀 등 7개팀에 1백40명으로 구성돼 있다.
재무팀장인 김인주 부사장은 그룹 계열사들의 경영현황을 꿰뚫고 영향력을 미치는 이학수 본부장의 '오른팔'이다.
삼성가 내부의 지분정리 등 복잡한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부장 승진 이후 부사장까지 거의 매년 한 단계씩 직급이 오르는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아왔다.
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이순동 부사장은 신문기자를 거쳐 전자 홍보팀장,구조본 홍보담당 이사 등을 거친 홍보맨이다.
언론계와 폭넓은 교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다.
경영진단팀장인 박근희 부사장은 5년 동안 그룹 감사를 총괄하면서 분명하고 냉철하게 업무를 처리해왔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인사팀을 책임지고 있는 노인식 부사장은 인사 전문가로 해외 우수인력 확보에 애쓰고 있다.
이밖에 장충기 부사장(기획팀장),김용철 전무(법무팀장),김준 상무(비서팀장) 등이 포진해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