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 방향잡는 '8人 회의' ‥ 청와대 '금요조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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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토론'을 기치로 내건 청와대에는 온갖 형태의 회의가 많다.
회의가 많다보니 참석자와 배석자도 다양하다.
이런 회의 가운데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서실내 비서실회의'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매주 금요일 아침에 열리는 회의가 바로 그것이다.
회의 참석자는 문희상 비서실장, 이정우 정책실장, 권오규 정책수석,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정만호 정책상황비서관, 이병완 정무기획비서관, 윤태영 대변인 등 7명이다.
윤 대변인은 최근 뒤늦게 합류했다.
◆ 금요 조찬회의 =청와대 '비서관'중 소수만이 오전 7시 관저에서 열리는 이 조찬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 본관이 아니라 노 대통령 부부의 생활공간인 관저에서다.
토의내용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한 참석자는 "정책과 관련된 모든 내용이 논의된다"며 "신문에 오르내리는 각종 뉴스거리, 정부(정책)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회의의 주제이며 검토과제"라고 밝혔다.
분위기는 자유롭고 발언도 활발하다고 한다.
또다른 참석자는 "토의주제나 화제에 제한은 없지만 정치분야보다는 구체적인 정책사안을 중심으로 사회적 갈등, 국가적 비전과 전략 등에 관한 내용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목요일 저녁에는 술 한잔 하는 것도 부담될 정도"라는 참석자의 말에서 금요조찬회의의 분위기와 비중이 느껴진다.
◆ 자유로운 회의 분위기 =이같은 조찬회의는 이전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란 평가를 듣는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참모들이 활발한 토론을 벌이는 미국의 백악관식 국정운영을 염두에 둬왔다.
당선자 시절 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을 개조해 주요 비서관들을 집무실 곁에 두려했으나 '기술상의 문제'로 뜻대로 되지 않자 현재의 비서실동 옆에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ㆍ보좌관 회의에 참석자가 늦게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금요일 저녁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전체 수석ㆍ보좌관들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한주 업무를 돌아본다.
이 자리에서는 참석자들이 포도주를 마시면서 수시로 농담도 주고 받는다.
각 행정 부처에서 진행되는 일은 정만호 비서관이, 노조ㆍ전교조 등 갈등문제와 대통령의 토론과제는 이광재 실장이 주로 맡는다.
기획업무는 이병완 비서관이 담당하고 있다.
◆ 부처 간섭 않을까 =청와대 부서 중에서 이 회의에 참석하는 국정상황실장과 정책상황비서관 아래에 실무행정요원(행정관)이 다수 배치돼 있다.
안보와 치안까지 합치면 국정상황실은 30명이 넘는 '초대형' 부서다.
다른 비서관에 따른 행정관은 대개 10명 미만.
부처관련 현안을 챙기니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장관중심의 부처 책임 행정'이라는 노 대통령의 방침을 비서관들이 잘 지켜 나갈지 주목된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