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5:12
수정2006.04.03 15:13
동화약품(대표 황규언)의 마시는 소화제 "활명수"는 세기를 이어온 국내 최장수 의약품이다.
활명수는 지난 1897년 첫 선을 보인이래 올해로 1백6년째를 맞았다.
지난 1998년 최장수 의약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활명수"하면 또하나 떠오르는 게 있다.
"부채표"라는 로고다.
"속이 더부룩할 땐 부채표 까스 활명수"로 인기를 누려왔다.
활명수는 궁중에서 복용된 생약의 비방에 서양 의약을 접목해 개발한 한국 최초의 양약이자 신약이다.
약이라곤 다려먹는 한약밖에 없는 시절이었던 만큼 마시는 활명수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소화불량 과식 등에 빠르고 신통하게 잘 들었고 복용도 간편했기 때문이다.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가 서민들의 필수품이자 상비약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많은 가정에서 활명수를 두고 체하거나 속이 거북할 때 응급약으로 쓰고 있다.
가격은 75㎖짜리 한병이 라면 한 봉지 값인 5백원.
그러나 194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활명수 한병은 50전으로 비싼 편이었다.
이 돈은 설렁탕 두 그릇과 막걸리 서너 대접을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이 약을 아껴두었다가 속이 답답하거나 급체했을 때만 복용했다.
활명수는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간 1억병 이상씩 팔리는 동화약품의 얼굴 상품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활명수는 75억여병에 이르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화제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실적이다.
활명수에는 동화약품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져 있다.
동화약품은 우리나라 최초의 제약회사다.
동화약품은 본사가 있는 서울 순화동에서 동화약방으로 문을 열면서 활명수를 내놓았다.
동화약품은 지난 1966년 기존 활명수에다 탄산가스를 첨가,청량감을 보강한 새로운 '까스활명수'를 선보였다.
톡 쏘는 맛의 새로운 활명수는 또 한번 큰 인기를 누렸다.
선금을 내고도 제품을 구하기가 힘들 정도로 공급 부족 사태를 빚기도 했다.
동화약품은 지난 89년 '까스활명수 큐'를 내놓으며 국내 마시는 소화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77년부터 미국과 동남아에 연간 1백20만병 이상의 활명수를 수출,외화획득에도 앞장 서고 있다.
활명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치솟자 유사품이 잇따라 선보였다.
1910년대에도 10여가지의 유사 제품이 시중에 나돌았으며 지금까지도 유사한 상품이 팔리고 있다.
활명수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활명수류만으로 3백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엔 4백2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김응환 개발 홍보담당 상무는 "활명수는 지난 1백6년 간 끊임없이 사랑을 받아온 '국민 소화제'"라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