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23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3백8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의 향방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도 높은 부동산투기 억제조치에 따라 부동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이동하는 '자금흐름 선순환'이 기대됐으나 속절없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만 떨어뜨리는 양상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연 4.07%로 떨어졌다. 콜금리(연 4.0%)와의 격차가 0.07%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달 13일 콜금리 인하 때(연 4.34%)에 비하면 20여일 새 0.27%포인트나 더 떨어진 것이다. 콜금리 인하로 더 풀린 돈이 고스란히 금융권으로 되돌아와 국고채 '사자'로 몰린 셈이다.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속에 사상 첫 연 3%대 진입까지 점쳐지고 있다. 시중금리가 이렇게 떨어져도 막상 기업과 가계의 이자비용 감소보다는 이자생활자들의 고통만 가중된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이 빠져나오는 징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기업 금융회사들의 여유자금이 몰리는 투신권의 MMF(머니마켓펀드) 잔액은 '5ㆍ23 대책' 이후 이달 2일까지 약 7천억원 줄었다. MMF에서 빠진 자금은 대개 은행 단기상품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에 옮겨 탄 것으로 추정된다. 신제윤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은 "부동자금은 아직까지 뚜렷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진 부동자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