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아시아 부실채권 거래로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을 두고 "거래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아는 사람들", "영리하지만 모험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도쿄에 사무실을 두고 아시아 부실채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마크 맥골드릭의 '아시아특별상황그룹'은 규모나 수익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게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맥골드릭도 자신이 하는 일을 '5센트 동화를 주고 10센트 은화와 바꾸는 사업'에 비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맥골드릭 팀은 외환위기 때 환율 급등과 자금난으로 파산, 화의, 법정관리 처지가 된 아시아 기업들의 채권을 장부가의 최저 10%대에 인수했다가 되파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벌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의 기아차와 진로, 일본 사토 고교(건설), 말레이시아 테크놀로지 리소스 인더스트리 등이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진로의 채권은 4억4천9백만달러어치, 파산한 일본 사토 고교의 채권은 2억5천만달러어치를 갖고 채권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태국에서 파산 금융회사들이 대출 담보물을 경매시장에 무더기로 쏟아내자 GE캐피털과 함께 장부가의 21%, 총 5억6천만달러를 주고 인수했다가 원주인들에게 절반가격으로 되팔았다. 장부가 1천만원짜리 자동차를 맡기고 8백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은 4백만원만 갚으면 됐고, 골드만삭스는 2백10만원에 사들였다가 4백만원을 받고 팔아 두 배 가까운 수익률을 남겼기 때문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였다. 국가별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반면 호주 인도 필리핀에서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