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5조7천억원에서 1백37조원으로, 경상이익 2천3백억원에서 15조1천억원으로.'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10년 만에 달라진 삼성의 외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최근 3년간 세전이익만 33조원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이익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3백36%에서 65%로 떨어지는 등 체질도 단단해졌다. 삼성은 매년 국가 전체 수출액의 17∼18%를, 국내 상장기업 전체 순익의 61%를 담당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74조8천억원으로 국내 증시의 27%를 차지하고 있다(지난해말 기준). '마누라 빼고는 다 바꾼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프랑크푸르트선언의 핵심 메시지는 '위기의식'과 '초일류 달성'이다. 삼성의 신경영은 외환위기라는 혹독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IMF 체제라는 외부 충격으로 당시 국내 30대 대기업중 12개가 부도를 내고 파산의 위기를 겪었지만 삼성은 어느 기업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고비를 헤쳐왔다. 삼성은 신경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로 이 회장의 강오너십을 꼽는다. 삼성이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오너십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