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극화] 붉은 전광판…증시는 뛰는데 ‥ 외국인 순매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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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금융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우선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훌쩍 650선에 다가섰다.
그러나 실물경기는 갈수록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불황과 침체의 파고가 오히려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자진해서 사업을 포기하는 중소업체들이 줄을 잇고 가동률은 IMF 불황의 한복판이었던 지난 9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화점 매출이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내구소비재의 대표주자인 자동차는 작년 동기보다도 적게 팔리고 있다.
금융시장의 열기가 실물경기 회복을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체된 실물경기가 금융시장의 열기를 다시 냉각시켜 갈 것인가.
양분되고 있는 금융과 실물경기 흐름을 종합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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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시경제 지표는 최악의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증시는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선행성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주가는 속성상 실물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다는 것.
현대증권 김지환 투자전략가는 "최근 주가상승은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경기가 과연 바닥을 쳤는지, 또 회복된다면 그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한 대내외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 미국발(發) 호재
경기 회복의 기대감은 미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시카고제조업 지수가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웃돌자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증시에 고무된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그동안 한국투자 비중을 줄여놨던 투자자들이 IT경기의 호전조짐이 나타나고 기업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자 한국 주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바닥을 점치는 주식시장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 한국 경기도 되살아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산업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등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호전된 경기지표가 달러약세, 저금리, 저세율(감세) 등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성식 템플턴투신운용 상무는 "미국 경기가 기조적으로 회복세를 탈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중 발표될 미국 거시지표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계단식 상승세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흐름이 매우 좋다고 보고 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지난 2개월여동안 충분한 조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계단식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기 전무는 "주가의 대세상승 반전은 기대감으로 시작하게 마련"이라면 이달중 7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추가 상승을 위한 부담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지난 3월 저점에서 1백26포인트(26%)나 오른 데다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사상 최대인 1조5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단기적으로 프로그램매물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