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이 부도난 회사의 생산설비를 공동 인수한 뒤 새 회사를 설립,작지만 탄탄한 기업을 일궈가고 있다. 인천에 있는 척척보일러(대표 박창기)가 바로 그런 회사. 척척보일러는 설립 이후 매년 흑자를 내고 직원들에게 배당까지 하고 있다. 척척보일러는 지난 97년 3월 로보트보일러 부도 이후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남아있던 60여명의 근로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이들은 회사 부도로 퇴직금 14억여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부도난 회사의 자산을 인수하고 99년 회사를 설립,운영에 들어갔다. 십시일반으로 종잣돈 2억원도 갹출했다. 자산 인수자금으로 쓴 퇴직금은 이후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모두 지급됐다. 로보트보일러의 이사로 일하다 새 회사의 경영을 맡은 박창기 대표는 "채권단으로부터 임대했던 공장부지를 지난해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매출은 설립 첫해 48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59억원으로 늘었다. 매년 2억∼3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직원(주주)들에게 배당도 해주고 있다. 척척보일러는 최근 일본업체와 손잡고 폐타이어 재활용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일본 폐타이어 재활용업체인 아이칸과 기술이전 독점계약을 맺고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폐타이어를 탱크에 넣고 찌는 간접가열식으로 중유와 활성탄을 회수할 수 있다. 폐타이어 1백개를 세시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기술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으며 일본에서는 이미 상용화됐다"고 말했다. 생산된 제품은 아이칸을 통해 일본에 수출하며 국내에도 공급할 방침이다. 척척보일러는 경기도 화성에 마련한 2천평 부지에 20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폐타이어 재활용공장을 세우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박 대표는 "폐타이어 재활용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매출이 1백5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032)515-2111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