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의 토론자들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까. 2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조흥은행 매각관련 비공개토론회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청와대 주재로 열리는 것이므로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조흥은행 매각 문제에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결론의 내용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쉽게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토론회 참가자들의 면면부터가 찬반양론으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 참가자 13명중 정부 및 청와대쪽 인사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김광림 재경부 차관,이동걸 금감위 부위원장,권오규 정책수석 또는 조윤제 경제보좌관,이인원 예금보험공사사장 등이다. 노동계와 조흥은행쪽에서는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홍석주 조흥은행장 등이 참석한다. 또 최흥식 금융연구원 부원장,박상용 연세대 교수와 대안연대에서 활동하는 이찬근 인천대 교수 및 정승일 박사 등 학계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사회를 맡은 이정우 실장을 제외하고 조흥은행 매각에 대한 찬성과 반대론자가 각각 6명씩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광림 차관 등 정부측 대표들은 매각작업이 중단될 경우 국제적인 신뢰도가 훼손된다는 점과 공적자금을 조기에 회수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매각작업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대표들은 재실사 과정에서의 외압의혹과 은행 일괄매각의 부당성 등을 주장하며 매각협상을 중단하고 단계적 민영화를 추진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학계에서도 매각 찬성론을 펴는 최흥식 부원장 및 박상용 교수와 반대론자인 이찬근·정승일 대안연대 정책위원이 맞붙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금융계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중앙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대화에서 조흥은행 매각문제에 대해 언급한 발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는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해당사자들간의 대화와 조정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 발언에 대해 "비중을 어느쪽에 두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며 "2일 토론회에서도 찬반 양측이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