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채권단과 SK그룹간 협상 결렬에 따라 청산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석방 탄원서를 철회하기로 했으며 SK글로벌과 SK㈜ 등 계열사 경영진 상당수를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A3,17면 SK글로벌 채권단은 2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SK그룹이 제출한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청산형 법정관리' 신청을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SK글로벌과 관계사들의 비협조로 인해 더 이상 채권금융회사 공동관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법률자문에 따라 법정관리 신청은 다음 회의에서 공식 의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그러나 SK그룹이 새로운 방안을 가져올 경우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해 막판 타협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앞서 SK㈜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국내 매출채권 1조4천억원 가운데 1조원을 출자전환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사회 직후 SK그룹은 국내 매출채권 4천5백억원과 해외 매출채권 4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하겠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해외 매출채권은 SK글로벌 본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인 만큼 출자전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SK측 방안은 사실상 4천5백억원(국내분)만 출자전환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30일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는 최 회장에 대해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해달라"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하고 지난달 제출한 조기 석방 탄원서는 철회하기로 했다. 또 분식회계와 회사재산 해외 은닉,주유소 불법매각 등에 연루된 SK글로벌 SK㈜ SK해운 등 계열사 임원들에 대해 형사고발과 함께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는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법정관리 결의를 재고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출자전환 규모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SK㈜가 감내할 수 있고 주주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SK㈜와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