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올들어 경쟁적으로 늘려 왔던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을 다시 축소하기 시작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제때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세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증가율 목표를 15%에서 5%대로 낮추고 앞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가급적 자제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한데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출을 억제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4월말 39조원으로 작년말보다 5.6% 늘었다. 연체율은 작년말 3.45%에서 3월 3.74%, 4월 4.2%, 5월 4.4%(추정)로 상승세다. 우리은행도 식당과 모텔 등 음식ㆍ숙박업에 대한 대출을 최근 중단했다. 음식ㆍ숙박업이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최근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또 신생 중소기업 대출은 영업점이 취급하지 말고 본점이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작년말 연체율이 1.87%였던 우리은행의 기업연체율은 5월중 3%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경기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있는 데다 다른 은행들이 부실 중소기업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여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15%로 잡은 대출증가율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