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4:21
수정2006.04.03 14:23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0일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00년 6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 당시 산은총재였으며 박 전 부총재는 당시 영업 1본부장으로 대출을 전결처리하는 등 김충식 전 사장과 함께 4천억원 대출에 관여한 핵심인물들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2억달러 대북송금 과정의 실체 △청와대의 외압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이 (현대상선의 대출과 관련)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는 엄낙용 전 산은총재의 발언에 대한 진위여부를 3자 대질심문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이씨의 변호인은 이날 "(이씨가) 박상배 전 부총재로부터 현대상선의 대출과 관련한 사전보고를 받았지만 대북송금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대출지시를 받았다는 엄낙용 전 총재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씨가 금감위원장이던 2000년 8월 이후 산은 불법대출 및 현대상선의 분식회계 사실을 금감원이 고의로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현대상선의 대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이번주중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백성기 전 외환은행 외환사업부장 등 외환은행 관계자 2명을 소환,북한에 보내진 2억달러가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에 입금된 정확한 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