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20일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00년 6월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 당시 산은총재였으며 박 전 부총재는 당시 영업1본부장으로 대출을 전결 처리하는 등 김충식 전 사장과 함께 4천억원 대출에 관여한 핵심인물들이다. 특검팀은 이들 3명을 상대로 대출과정의 실체와 청와대의 외압여부 등을 3자 대질심문을 통해 집중 추궁했다. 특검팀은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엄낙용 전 산은총재가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이 (현대상선의 대출과 관련)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이들 3명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이 전 금감위원장은 그동안 한광옥 실장과의 전화통화를 강력하게 부인해 왔으며 박 전 부총재는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감안해 (대출을)직접 결정했다"고 말해 '외압이 없었다'고 밝힌바 있다. 반면 김충식 전 사장은 "4천억원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갚을 수 없으며 정부에서 갚아야 한다"고 말해 외압을 시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결과에 따라 엄낙용 전 산은총재를 불러 대질심문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백성기 전 외환은행 외환사업부장 등 외환은행 실무관계자 2명을 소환,북한에 보내진 2억달러가 중국은행 마카오지점에 입금된 정확한 시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