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디카 '쓸만하네' .. 찍었다 지웠다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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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 열풍이 불고 있다.
열풍의 주역은 디지털카메라(디카)를 가지고 다니며 애용하는 '디카족'.
거리나 공원 카페는 물론 직장이나 학교에서까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종종 보인다.
예전처럼 조그만 창에 눈을 붙이고 한쪽 눈을 찡그리듯 감는 모습이 아니다.
두 팔을 자연스럽게 뻗어 눈은 카메라 액정화면을 응시하면서 여유롭게 '하나 둘 셋'을 외친다.
졸업이나 입학, 여행이나 레저생활을 즐길 때만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다.
디카족이 늘어나면서 디카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생활을 파고 들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다
디카는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필름카메라와는 비교가 안된다.
촬영하고 나면 곧바로 액정화면을 통해 자신이 찍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안들면 삭제하고 다시 촬영하면 그만이다.
필름값이 한푼도 들지 않는다.
카메라는 있는데 필름이 없어 사진을 못찍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는다.
작은 메모리칩으로 필름공간을 대신하기 때문에 카메라 크기도 작다.
디자인도 세련되었다.
'사이버' 느낌이 들도록 고안해 N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갖고 다니기 편하고 어디서든 손쉽게 찍을 수 있다.
메모리칩에 빈 공간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찍었다 지웠다 할 수 있다.
촬영테크닉도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
보기 좋은 모양이다 생각되면 찍었다가 실패하면 '삭제'이고, 성공하면 '예술'이다.
◆ 사이버문화로 자리잡았다
필름카메라에 비해 쉽고 편리한 이점 때문에 디카는 이제 사이버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친구나 애인의 모습을 찍어 보내주거나 인터넷사이트에 올려 품평회를 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 칠판글씨를 노트에 적지 않고 디카로 찍는 학생도 종종 있을 정도다.
지난 해 네티즌 사이에 유행하던 '폐인(Pain,廢人)' '아헿헿'이라는 말이 처음 쓰인 것도 디카족의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였다.
그후 아헿헿은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보았을 때 드는 즐거움 또는 어이없는 기분, 깨달음을 뜻하는 네티즌 용어로 널리 퍼졌다.
◆ 최고의 인기선물
디카족에게는 '업글병'과 '디찍병'이란게 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존에 갖고 있던 것을 팔고, 성능이 더 좋은 새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증세가 업글(업그레이드)병이다.
디찍병 환자는 디카로 뭐든지 찍고 싶은 증상을 보인다.
늘 디카를 갖고 다니면서 자신의 모습과 보이는 모든 것을 찍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같이 디카에 대한 열정이 높아지자 한 인터넷포털업체의 여론조사에선 청소년에게 가장 인기있는 선물로 단연 디지털카메라가 꼽혔다.
디카족은 디카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기도 하고, 인터넷사진관에 갤러리를 만들기도 한다.
디지털카메라업계 관계자는 "필름카메라를 LP음반으로 비유한다면 디카는 컴팩트디스크(CD)로 빗댈 수 있다"며 "지난 해부터 본격화된 디카열풍은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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