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19일 내놓은 수도권 및 충청권 땅 투기혐의자들의 토지매입 유형을 들여다 보면 부동산에 쏠려 있는 '눈칫돈'들의 투자패턴을 엿볼 수 있다. ◆ '큰손'형 =서울에 사는 A씨(55)는 9개월 동안 충북 충주시 일대 전·답을 23회에 걸쳐 76만여평이나 사들였다. 횟수당 매입면적만 3만3천여평에 달한다. B씨(53)의 경우도 단 두차례 거래로 경기도 광주시 일대 임야 49만3천여평을 매입해 자금 동원력을 과시했다. ◆ '한방'형 =서울거주 C씨(50)의 경우 충남 태안군 일대 밭 50만평을 단 한번에 매입했으며, D씨(46)도 경기도 용인시 일대 임야 32만4천5백여평을 한차례 거래계약으로 매입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 '취미'형 =1주일에 한 번꼴로 땅을 사들인 경우도 있었다. E씨(65)의 경우 서해안 개발로 관심을 끌고 있는 충남 태안.서산.당진 일대와 인천 강화일대 전.답.임야 24만6백여평을 무려 34회에 걸쳐 매입했다. 평균 7.9일에 한 번씩 7천평을 매입해 땅 사는 일을 '밥 먹듯'한 사례로 꼽힌다. 또 F씨(55)도 인천 강화군 일대 전.답 3만2천4백여평을 1주일에 한 번꼴로 33회에 걸쳐 사들였다. ◆ '천재'형 =미성년자인데도 수만평이 넘는 땅을 사들인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사는 세살배기 H군은 충남 보령시 일대 임야 1만6천1백여평을 사들여 재력(?)을 과시했고, I군(11)은 경기도 용인시 일대 임야 1만2천2백여평을 매입하기도 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경제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미성년자들이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것은 부모들이 자식들의 이름을 빌려 사들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이번 조사에서 집중적으로 투기혐의자를 가려냈다"고 밝혔다. ◆ '도박'형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충청권 토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사례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J씨(47)는 충남 공주시 일대 임야 17만3천여평을 한꺼번에 사들였고, K씨(48)는 충북 청원군 일대 임야 13만9천여평, L씨(46)는 충남 논산시 일대 임야 5만3천6백여평을 사들이기도 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