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증권가엔 '철(鐵)의 여인'들이 화제다. 철강업종에 여성 애널리스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생긴 용어다. '철강업종의 주가는 여성들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LG투자증권의 이은영,서울증권의 정지윤,굿모닝신한증권의 박성미 연구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LG투자증권의 이 연구원은 철강업종 애널리스트 중 홍일점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서울증권의 정 연구원,올 4월 굿모닝신한증권의 박 연구원이 철강 애널리스트로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우먼파워가 형성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LG투자증권의 이 연구원은 이 부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철강업종의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도 누구보다 주목받는다. 그런 만큼 이 연구원의 발언은 철강업체 주가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INI스틸의 한 관계자는 "IR에서 이 연구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면 그날 IR는 적어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대우경제연구소와 포스코 경영연구소에서 철강업종을 분석해온 경력을 갖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 연구원은 6년째 애널리스트 업무를 하고 있는 중견.국내에서보단 외국인투자자에게 지명도가 더 높다고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01년 아시아머니지가 선정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뽑히기도 했다. 서울대 약학과를 나온 그는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서울증권의 정 연구원은 철강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중 패기와 열정이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정 연구원은 "철강업종은 시장이 투명하고 현장이 생생하게 살아숨쉰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평생 이 업종에 대한 기업분석과 주가전망 등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각기 독특한 경력과 캐릭터를 갖고 있는 이들 여성 애널리스트들에게선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철을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것.' 철망치 소리와 쇳물 끓이는 소리가 요란한 철강업계에서 펼쳐질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활약상에 대해 증권가의 관심이 뜨겁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