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폴러첸(45)은 핵 전문가를 포함한 북한 과학자 20여명이 지난해 가을 미국의 비밀공작에 힘입어 미국과 기타 국가로 망명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고 9일 확인했다. 북한에서 추방되기 전인 2000년말까지 18개월간 응급구호 활동을 벌였던 폴러첸씨는 이날 일본 교도(共同)통신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망명자중 북핵 개발의 토대를 쌓은 인물로 최근 미국 망명설이 보도됐던 경원하 박사(75)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폴러첸씨는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을 탈출시키는 비밀 공작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까지는 말할 수 있지만 상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족제비 작전'으로 불린) 비밀공작 중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의 베이징 주재 외교공관을 설치한 뒤 이를 통해 북한의 고위급 전문가 망명을 추진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폴러첸씨는 덧붙였다. 미 정부는 그러나 앞서 북한 과학자들을 빼돌린 '기획 망명설'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폴러첸씨는 자신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정부에서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호로위츠 등이 당시 비밀공작에 참여했으며 내주 중 워싱턴에서 그를 만나 그동안 추진해 온 공작 내용 등의 전개 과정 등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