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가 원료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프로락탐 고순도테레프탈산(TPA) 에틸렌글리콜(EG) 등 주요 화섬원료의 가격이 작년에 비해 50% 이상 급등, 화섬업체들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은 지난해 3월 t당 8백10달러에서 작년말 1천1백달러로 오른데 이어 올 3월에는 1천2백달러까지 치솟았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8.2%나 오른 것이다. 폴리에스터 원료인 TPA는 같은 기간 t당 4백50달러에서 9백달러로, EG도 3백50달러에서 7백달러로 가격이 두 배나 뛰었다. 특히 TPA의 원료인 파라크실렌(P-X)의 가격이 이라크 전쟁과 해외 대형 메이커들의 공장 가동 문제로 작년말 50% 정도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원료비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이 업계 얘기다. 화섬업체들은 이처럼 원료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를 원사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원사 수요처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직물업체들이 사스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섬업계 관계자는 "중국 직물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우리가 원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휴비스는 원료비 상승,사스로 인한 수출 감소, 환차손 등으로 1.4분기 영업이익이 1백18억원에 그쳤다. 작년 1.4분기보다 29.3% 감소한 것이다. 효성은 섬유부문에서 전년동기보다 0.5% 줄어든 1백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판덱스 수출 호조 속에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코오롱도 원료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