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를 하다 보면 미심쩍은 상황이 가끔 있다. 클럽선택이나 방향설정을 한 뒤 어드레스에 들어갔는데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럴 때는 '그냥 칠 것인가,어드레스를 풀 것인가'로 심란해지게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샷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어드레스 상태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곧바로 어드레스를 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길이다. 좀 후안무치해지라는 말이다. 동반자들이나 경기시간 따위엔 신경쓰지 말라. 그레그 노먼 같은 경우는 이럴때 '다른 클럽을 고르는 척'하고 태연히 어드레스를 풀었다고 한다. 예컨대 7번아이언을 들고 있었다면 그 아이언을 백에다 집어넣은 뒤 다시 7번아이언을 꺼내는 것이다. 동반자들은 노먼이 클럽선택을 잘못해 어드레스를 푼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샷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티끌 만큼'이라도 잡생각이 들면 지체없이 어드레스를 풀고 볼에서 한걸음 물러서라. 그리고 '프리샷 루틴'부터 다시 행한 뒤 집중된 상태에서 샷을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