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개별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큰 시세'를 내고 있는 개별종목이 잇따르고 있다.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의 기업탐방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박스권 등락을 되풀이하는데다 경기 불투명 등으로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대형주의 매수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이익이나 성장성에 손색 없는 개별 우량종목이 자연스럽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최대 화두는 종목 발굴 과거 통계로 볼 때 증시가 경기에 발목이 잡혀 박스권을 지속할 때 개별종목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2001년 증시가 그랬다. 2000년부터 1년 간 하락하던 주가는 2001년 초부터 '9·11테러' 전까지 9개월 간 박스권(500~630)에서 맴돌았다. 그런데도 이 기간 중 주가가 1백% 이상 오른 종목이 적지 않았다. 대우차판매(상승률 3백62%) 태평양(2백14%) 성신양회(1백82%) 동원F&B(1백69%) 현대모비스(1백61%) 현대해상(1백55%) 한섬(97%) 대림산업(87%) 등이 이런 케이스였다. 최근 시장흐름도 2년 전과 닮은 꼴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가까이 하락하다 최근 박스권(520~620)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건설 음식료 시멘트 등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종목의 주가는 저점 대비 30% 이상 올랐다. 2년 전과 같은 화려한 개별종목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종목 장세는 일본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송상종 사장은 "일본 증시가 20년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50∼1백% 이상 오른 종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주,실적호전 건설주,세븐일레븐 등 내수주가 일본에서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전략 및 관심 종목 투신 등 기관들은 최근 종목 발굴을 적극 나서고 있다. 개별종목 장세라는 시장흐름에 편승하기 위해서다. 김정기 코스모투자자문 상무는 "전체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비축하는 횡보장세가 필요하다"며 "통상 대세상승에 앞서 나타나는 횡보장세에서는 실적 좋은 개별 종목이 먼저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낮고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배당수익률도 높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업종평균보다 낮은 기업이 개별종목장세에 투자대상이라는 것. 다시 말해 재무구조가 뛰어나고 실적개선이 지속되는 중소형 우량주라고 할 수 있다.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LG건설 대림산업 풀무원 삼양제넥스 등이 이같은 조건을 갖춘 대표적 기업이다. 미래에셋 손동식 상무는 "기업들이 분기 또는 월별 단위로 발표하는 실적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다양한 정보채널을 통해 실적호전 우량기업을 찾아내는 것이 최근 장세를 대응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