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제10차 장관급 회담에서 핵문제를 포함, 6개 항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냈다. 이날 합의된 6개항은 6.15 공동선언 기본정신 재확인, 한반도 핵문제 대화로 평화적 해결, 6.15 즈음 통일대축전 및 7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5차 경협위와 11차 장관급 회담 개최일정 합의,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북측 대표단 참가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항목별로 점검해본다. ◇ 북핵문제 합의 문구 = 남북은 진통끝에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쌍방의 입장을 충분히 협의하고, 이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한다'고 합의, 공동보도문에 명시했다. 정부는 `한반도 핵문제'라는 표현으로 북한 핵문제임을 분명히 했고, `계속 협력해 나간다'고 표현해 작년 10월 8차, 지난 1월 9차 장관급 회담때보다 진전됐다고 자평하는 듯하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 3자회담에서 북측이 `핵무기 보유 발언' 파문으로 크게 악화된 국내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북측 대표단 참가 = 북한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체육행사에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작년 9월 제 14회 부산 아시안 게임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 대학생들의 스포츠축제 2003 하계유니버시아드에는 170여개국 1만1천여명의 선수와 임원, 보도진 등이 참가한 가운데 8월21일부터 31일까지 11일간 대구.경북 일원에서 펼쳐진다. 대구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안동, 김천, 구미,경산, 영천, 경주, 예천 등 29개 경기장에서 13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부대 행사로 경축음악회 등 시민전야제와 세계대학문화축전, 국악뮤지컬, 신천미술영화축제, 태극기축제 등 대회전 5종과 대회기간 13종의 각종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현재로선 북측의 파견 규모를 알 수 없지만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도 함께 보낼 것으로 알려져, 작년에 이어 `북풍'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14회 부산아시안게임때 315명으로 구성된 선수단과 350명의 응원단을 보낸 바 있다. ◇ 6.15 즈음 이산가족 상봉행사 및 통일대축전 = 북측은 이번 회담 첫날부터 새 정부의 6.15 공동선언 이행의지를 확인하려 했으며, 우리 측도 이에 호응해 6.15선언 기본정신 재확인 항목을 공동보도문에 넣는데 합의했다. 북측은 또 6.15 선언 3주년 기념으로 민간과 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통일대축전을 개최하자고 강하게 요청했고, 우리 측은 그간 관례에 따라 `당국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남북 당국의 지원아래 6.15를 즈음한 민간차원의 통일대축전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북은 또 7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6.15를 즈음해 금강산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 11차 장관급 회담 및 5차 경협위 개최 = 아울러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5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5월19일부터 22일까지, 제 11차 장관급 회담은 7월9일부터 12일까지 각각 평양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경협위에서는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 3대 현안 사업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국민의 정부 시절 시작됐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새 정부에서도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또 북측은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쌀과 비료 지원을 정식 요청했다. 정부는 비료의 경우 봄철 파종기에 지원돼야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조속 지원하되 쌀은 경협위에서 북측이 정식 요청하면 국내여론을 감안,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