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노동부(고용보험기금) 정보통신부(우체국예금) 등 연기금의 '뒷북치기'식 주식 투자가 증권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고점에서 주식을 사고 저점에서 파는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외부위탁운용(아웃소싱) 자금에서 만기가 돌아온 6백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우체국예금을 관리하는 정통부도 최근 2천억원 규모의 만기도래 자금을 회수하는 등 대부부의 연기금이 종합주가지수 600 이하에서 주식비중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향후 증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연기금의 주식 매도 배경이다. 지난해 3∼4월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는 등 증시가 과열국면에 진입했을 때 이들 연기금이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600 이하에서의 주식 비중축소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일시 여유자금도 아닌 장기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연기금이 초보 개인투자자처럼 시황에 따른 뇌동매매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극도로 불안해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리스크관리에 나설 때 자금 집행을 준비하고,주가가 한창 오를 때에는 리스크관리(비중축소)에 나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연기금 관계자는 "평가기간을 6개월∼1년으로 하는 데다 항상 책임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 아래 주식투자 계획을 짤 형편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외국인이 북핵문제 등으로 주식을 헐값에 처분시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받아줘야 할 때"라며 "외국인 손에 넘어가 있는 우량기업의 지분을 되찾아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