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중형 RV(레저용차)시장에 다시 불이 붙었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스포츠 스타일을 가미한 신차 'X-TREK'을 내놓으면서다. X-TREK은 카렌스의 후속모델로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얹어 RV는 물론 SUV 시장까지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RV시장은 성능과 스타일이 좋은 싼타페 쏘렌토 렉스턴 등 대형 SUV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그러나 SUV의 약점도 있다. 큰 차체로 인해 주차가 다소 불편하고 가격도 비싸다는 점에서 시장 확대에 한계를 느껴온 것도 사실이다. ◆X-TREK 어떤 차인가=차명은 'Extra(특별한)'와 'Trek(험로를 통한 긴 여정)'의 합성어로서 험로를 극복하는 역동적이면서 특별한 여행을 의미한다. 이 차는 북미 등 선진 자동차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추구해 스타일과 제원은 SUV지만 다용도 실내공간과 다양한 시트배열은 미니밴의 장점을 따왔다. 특히 진흙길이나 웅덩이에 빠졌을 때 탈출이 용이하고 눈길 또는 미끄러운 길에서 출발할 때도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전륜 차동제한장치(LSD)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또 최저 지상고(지면에서 차 바닥까지의 높이)를 SUV 수준으로 설계해 험로 주행기능을 향상시켰으며 유러Ⅲ 배출기준 기준치를 충족시키는 커먼레일 엔진을 달았다. X-TREK은 이와 함께 고급스런 투톤 컬러 범퍼를 적용해 SUV에 걸맞은 강인한 이미지를 살렸으며 라디에이터 그릴과 사이드 몰딩,크롬 엠블렘도 잘 조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루프랙도 기본 적용해 자전거 스키 등 레저활동에 필요한 물건 탑재가 가능하며 △4륜 ABS(자동브레이크 장치) △후방경보장치 △에어백 △4륜 디스크 브레이크 등도 채택했다. 전자동 에어컨과 운전석 및 조수석 열선시트,핸들 오디오 리모컨도 선택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X-TREK은 카니발 카렌스 쏘렌토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경쟁차 비교=X-TREK의 기본 가격은 GX모델 기준으로 1천6백만원. 대형 SUV보다는 5백만∼1천만원 가량 싸고 GM대우차의 레조보다는 3백만원 이상 비싸다. EF쏘나타와 같은 중형승용차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계층이 두터운 것이 장점이다. 아무래도 경쟁 차종은 SUV보다는 트라제XG나 레조가 될 것 같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차의 크기나 축간 거리는 트라제XG와 레조의 중간이다. 너비는 레조보다 조금 좁지만 길이나 높이는 훨씬 길고 높다. 7인승(배기량 2천cc) 기준으로 엔진은 단순 비교가 어렵다. 트라제XG는 디젤 모델이 단종돼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야 하고 레조는 LPG 엔진이다. 어쨌든 출력은 가솔린 엔진을 얹은 트라제XG가 가장 좋고 레조가 약하다. 하지만 차체의 힘을 나타내는 토크는 X-TREK이 다소 앞선다. 지상고 역시 SUV 스타일을 가미한 X-TREK이 가장 높고 연비도 월등하게 낫다. 결론적으로 RV의 경제성과 실용성을 따진다면 레조를,지프 스타일에 파워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X-TREK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