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3자회담에서 핵보유를 밝혔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이 사안의 민감성 등을 감안해 좀 더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북한의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계획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보여준 북미간 입장차이에서 보듯 정확한 북한의 입장을 알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이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 = 아직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만큼 성급하게 예단해선 안된다. 하지만 미국, 중국 그리고 우리 정부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조금 걱정스럽다. 포 작년 10월 제임스 켈리 차관보의 방북 이후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이 불거지는 과정으로 볼 때 유사한 얘기가 오가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현재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핵무기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의 플루토늄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는 쪽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에 북한이 이미 플루토늄 확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재처리 시설을 가동하면 3-4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고 2개월 안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만약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했다면 크게 두가지 목적이 있어 보인다. 첫째는 바그다드 효과에 대응하는 수순으로 미국의 공습을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핵보유를 밝혔다는 것이다. 둘째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핵보유를 선언해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체제보장을 받아내자는 것이다. 여하튼 미국도 북한이 파키스탄처럼 핵보유를 선언했을 때에 대한 대비를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보유를 시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지금까지 북한이 완성된 핵무기를 가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지만 작년 이후 미국에서 나오는 얘기는 북한이 완성된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이 핵폭탄 한두 개 정도는 가졌을 것으로 관측했다.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했다면 예상했던 수순의 하나로 봐야한다. 재처리시설을 가동하려고 하고 있고 핵보유 선언하는 것 정도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했다면 북한은 아마도 군사적 억제력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 강경분위기로 보아서는 북한에 대해 손을 보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렇더라도 당장 문제가 생기기보다는 지루한 협상이 이어질 것이다. 오히려 북한의 핵보유 선언은 군사적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더큰 문제가 될 것이다. ▲함택영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국제실장= 미국에서 보도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작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문 때도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했지만 북한의 얘기는 달랐다. 따라서 더 지켜보아야 한다. 북한의 핵개발 상황과 관련해서는 핵무기를 가졌거나 아니면 가지려는 전단계가 아닌가 보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전에 사용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실전에 사용할 수 없더라도 핵무기를 만들었다면일단 핵 보유로 봐야겠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실전에 사용할 수 없는 저급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