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업계와 대학이 산·학연계를 통해 인력난과 취업난 해결에 동시에 나서고 있다. 로만손(대표 김기문)은 성남시에 있는 동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시계·정보기계설계과 졸업생 5명을 최근 채용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학과가 개설된 이후 올초에 배출된 1회 졸업생들이다. 로만손은 이들을 입사와 동시에 바로 제품개발 부서로 배치했다. 2년동안 시계제조 및 수리,디자인,마케팅 등을 익혀 시계의 메커니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로가디스와 리젠스코리아,시계 디자인개발업체 타임클럽 등도 이 학생들을 채용했다. 총 45명의 졸업생 중 군복무를 지원한 학생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관련업체로 취직된 셈이다. 시계·정보기계설계과는 지난 2000년 시계업계의 요청으로 동서울대학이 처음 만들었다. 업계의 지원도 이어졌다. 시계기술인협회가 1천4백여만원을 장학기금으로 냈고 한국시계공업협동조합은 매년 8백만원의 장학금을 대고 있다. 또 업계의 임직원 및 전문가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마케팅이나 시계설계에 대한 현장실무 내용을 강연하고 있다. 조선형 동서울대학 교수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입사 후 즉시 활용할 수 있어 재교육 비용이 필요없다"며 "업계의 구인요청이 많지만 학생수가 많지 않아 전부 응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시계조합에 회원사는 1백40개며 영세한 업체까지 포함하면 전국의 시계업체는 2백50개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업체 대부분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단순인력을 구하기도 힘들지만 우수 기술인력을 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이다. 시계조합의 김대붕 이사는 "이런 현실에서 동서울대학과의 산·학협력은 인력난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계산업 경쟁력강화에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서울대학 시계·정보기계설계과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시계상품전시회에 다양한 작품을 출품해 향후 산·학연계를 통한 신제품개발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학생들은 시계에 음성번역기능,위성항법장치(GPS),자동차 원격조정,냉·난방 가동기능 등을 결합시키거나 디지털카메라,TV,컴퓨터 보조기억장치 등을 단 제품들을 선보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