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라크 석유를 사지마라.' 판매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라크석유를 매입할 경우 '이중지불' 등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법률가들의 분석을 인용,22일 보도했다. 이라크석유와 관련된 자문을 맡아온 영국 법률회사 노튼로즈의 에너지담당 책임자 줄리엣 블랜치는 "미국이 이라크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지만 석유를 판매할 권리는 없다"며 "성급한 이라크 석유매입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이라크에서 '자칭' 석유판매권자라고 주장하는 측과 계약을 맺을 경우 유엔이 인정하는 합법정부가 또 다시 석유값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탄 사기계약이 극성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메이저들이 최근 유엔이 인정하는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이라크석유의 생산과 수입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FT는 "이라크측과 석유수입 계약을 맺으려면 무엇보다 미국의 '보증'이 필요하지만 당분간 미국이 이런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석유 판매의 주체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석유수출 조기 정상화를 위해 유엔에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프랑스 러시아 등이 반대하고 있는 게 그 이유라고 FT는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