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이번주내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 박상배 전 산은부총재 등 전직 산은 고위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21일 "금주중 산업은행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이근영씨 등에 대한 주중소환 방침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전 금감위원장은 지난 2000년 5∼6월 산은의 현대상선에 대한 일시 당좌대월 형식의 5천억원 대출 당시 산은총재를 지냈고 박 전부총재는 이를 전결로 승인했다. 엄 전 총재는 작년 10월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출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자사에서 쓴 돈이 아니라 갚을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정철조 전 산업은행 부총재와 오규원 전 산은 이사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박상배 전 부총재가 상부 지시나 외압으로 현대상선 대출 결정을 내렸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산은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대상선 등 의혹에 연루된 일부 현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금명간 실시할 방침이다. 현대상선 외에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산은의 대출 당시 현대상선 사장이던 김충식씨(미국체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김씨 측근을 통해 자진귀국을 유도하는 등 조사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지난 주말 산은 구로, 영등포, 여의도지점, 본점 영업부 등에서 현대상선 대출관련 전표와 당좌대월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아 일부 서류에 김충식 전 사장의 서명이 위조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진위를 규명중이다. 이태명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