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외국계은행 지점의 고위 관계자는 "일부 종합상사에 대한 신용제공 중단은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여신한도를 줄이라는 본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이후 SK계열사와는 여신거래를 완전중단했으며 본점 지시에 따라 삼성 LG 현대차 등 대표적인 한국기업은 물론 공기업과 시중은행에 대한 신용도 재조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사태에 이은 SK의 분식회계가 한국기업 전반에 대한 신용도를 재조정하는 단초가 됐다"며 "삼성 현대차 등 탄탄한 영업기반과 이익구조를 갖춘 다른 그룹에 대해서도 여신한도를 동결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외국계 은행들도 한국에 대한 총여신한도인 '컨트리 리미트(country limit)'를 줄여 나가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국내시중은행들의 외화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신용상황에 대해 그는 "외환위기 당시처럼 전면적인 회수나 완전철수를 의미하는 '겟 아웃 오브 코리아(Get out of Korea)'는 아니지만 상당한 위기상황이라는 게 본사가 내린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