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유기EL(유기전계발광소자)이 최근 휴대폰 외부창용으로 대거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하자 한국과 일본, 대만업체들이 앞다퉈 양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풀컬러 유기EL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SDI에 이어 LG전자와 오리온전기 등이 시장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국내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기EL은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는 달리 전기신호를 받으면 자체 발광하는 유기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초박형에 고속응답, 광시야각 등의 장점을 가진 첨단제품이다. ◆ 확대되는 시장규모 = 17일 업계가 입수한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유기EL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지난해 570만개에서 올해 1천800만개로 늘어난 뒤 2004년 3천700만개, 2005년 7천300만개, 2006년 1억1천900만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최근 휴대폰의 고급화 추세에 따라 최신 폴더형 휴대폰의 외부창용으로 수동형(PM) 타입의 유기EL 채용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전세계적으로 100만개에 불과했던 휴대폰 외부창용 유기EL 판매량이 올해1천만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휴대폰 외부창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기EL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에서 올해 22%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기EL은 응답속도가 TFT-LCD보다 1만배 이상 빨라 화면전환시에도 잔상이 전혀 생기지 않고 완벽한 동영상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휴대폰 디스플레이용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해상도 및 대면적화가 용이한 능동형(AM) 타입 유기EL의 경우도 삼성SDI와 산요 등 국내외 업체들이 올해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어서 내년 초부터 휴대폰 내부 본창에도 유기EL이 채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휴대폰 내부 본창용 능동형 유기EL의 시장규모는 올해 200만개, 내년 1천500만개, 2005년 3천900만개, 2006년 8천200만개로 연평균 307%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 한.일.대만업체 양산 본격화 = 삼성SDI는 현재 부산공장에 월 70만개 규모의수동형 유기EL 생산능력을 갖추고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해 판매량 25만개의 22배인 560만개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삼성SDI는 올해 유기EL 사업에만 1천4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05년에는 유기EL연매출액 9천억원, 세계 시장점유율 32%로 1위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일본의 파이어니어는 지난 99년부터 3-4개 색상의 멀티컬러 수동형 유기EL 생산에 주력, 현재 월 150만개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는 600만개 이상의판매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디지털카메라용 2.16인치 능동형 유기EL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산요는 올해안에 휴대폰 내부창용 2인치급 능동형 유기EL도 상용화할 방침이며, 소니는 올해초 12인치 패널 4개를 통합해 만든 24인치 능동형 유기EL 시제품을 선보였다. 대만에서는 라이트디스플레이가 휴대폰 외부창용 멀티컬러 수동형 유기EL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모토롤라 등에 대한 판매확대로 500만개 이상의 판매량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LG전자가 내년부터 유기EL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으로 현재파일럿 라인을 구축, 테스트 중이며 내년 초부터 상용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4년 전부터 유기EL사업팀을 두고 사업성을 검토해왔으며 주로 휴대폰에 사용되는 2인치급의 저분자 풀 컬러 유기EL을 양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오리온전기, 현대LCD 등도 유기EL 양산라인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져내년부터는 국내업체 간에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