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본질은 자립과 자율이다. 자립과 자율이 가능토록 만드는 동인(動因)은 경제와 재정에 그 뿌리를 둔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대부분은 자립과 자율이라는 본질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는 상태로 여겨진다. 지역 경제와 지방 재정이 취약하다는 현실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가 성공하는데 있어 대표적인 필요조건으로 적절한 제도, 충분한 능력, 건전한 풍토가 꼽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바로 능력 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 출범한 '참여 정부'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려는 의지를 곳곳에서 표출하고 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병행돼야 한다. 국가는 강력한 정책수단을 통해 목표를 구현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적절하게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조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하겠다.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은 작금의 이같은 상황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지자체 안에 친(親)기업적 환경이 조성되도록 유도하고,지역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업활동 여건을 개선하며,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제정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경제신문사가 정부와 경제단체, 학계의 협조를 얻어 함께 제정한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은 그 의의가 매우 크다. 기대되는 효과도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상은 지방자치단체의 산업기반 및 입지, 인력, 지원여건 등에 대해 15개에서 18개의 지표를 가지고 분석했다. 특히 공식적 통계에 의한 객관적 평가와 기업체의 설문을 통한 주관적 평가 등 두 가지 방법으로 심사함으로써 상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료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조사.심사 과정에서의 정실과 청탁을 일체 배제시켜 상의 공정성을 그대로 보장받은 것이다. 아울러 관계 부처에서 각종 지원과 보조가 가능토록 통로를 열어줌으로써 지자체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도 크게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제1회 상을 받는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수상하지 못한 곳들도 기업하기 더욱 좋은 지역을 조성하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바라는 바이다. 또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행될 본상이 모든 지방에서 친기업적 여건을 올바로 조성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리하여 지방자치가 빠르고 건전하게 뿌리를 내리고, 모든 지방이 착실하고 균형있게 성장하며, 국가와 자치단체가 함께 강력한 대외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모두가 슬기를 모아 힘써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안제 < 심사위원장.정부 지방이양추진위원장.서울대 명예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