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戰後주가' 상승해도 속도 완만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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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끝남에 따라 아무래도 재테크 생활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당초 기대대로 주가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주식 투자를 잘하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주가 예측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나 요즘처럼 주가를 예측하기 힘든 때가 없었던 것 같다.
갈수록 증시흐름을 왜곡시키는 변수들이 많이 돌출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알았던 경제변수와 주가와의 '정형화된 사실'이 흐트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주가를 예측하는 데는 실로 많은 경제지표들이 활용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과 유가 움직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미국 국채와 회사채간의 금리 스프레드 추이, 경기선행지수, 재고출하비율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론적으로 어떤 경제지표의 주가선행 정도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알아보는 방법에는 교차상관계수와 마코브-스위치 모델 등이 자주 활용된다.
특히 마코브-스위치 모델은 특정지표의 주가선행성을 파악하는데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해 현재 주가선행지표로 선호되고 있는 경제지표들의 선행성을 검토해 본다.
우선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은 종합주가지수에 약 3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의 주가선행 정도가 높은 것은 우리 제품이 일본 제품과의 경합관계가 높은 반면 품질 디자인 기술과 같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수출이 환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 추세이지만 유가의 주가선행 정도도 높다.
교차상관계수를 이용해 선행 정도를 파악해 보면 유가는 종합주가지수에 약 9∼10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지수의 주가선행 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D값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이용해 주가선행성을 구해보면 반도체 지수는 주가에 약 3∼5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정도도 매년 높아지고 있는 점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이는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나는 우리 산업구조가 1990년대 후반 이후 빠른 속도로 정보기술(IT) 산업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 한 종목이 거래소 시가총액의 약 18%가 넘을 정도로 특정 종목의 편중도와 대표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비교적 빨리 반영되는 지표는 경기선행지수다.
이 지수는 발표된 직후 3개월 이내에 주가에 반영된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경기선행지수가 주가에 선행하는 정도보다 대표적인 경기후행지표인 고용지표가 주가에 선행하는 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아무래도 고용지표는 기업과 가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지표라도 국내 지표보다 미국 지표가 국내 주가에 선행하는 정도가 높은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와 회사채간의 금리스프레드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한다.
다시 말해 최근처럼 미 국채와 회사채간 금리스프레드가 벌어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그만큼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안좋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런 주가선행지표를 종합해 볼 때 이라크전쟁 이후 국내 증시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2.4분기에는 올들어 최악의 상황을 겪은 1.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큰 폭의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앞으로 주가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
한상춘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