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바그다드 함락 이후 국내증시에서 어떤 종목들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증시가 '전황 장세'에서 '종목 장세'로 넘어가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 증시가 이번 주부터 올 1·4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에 돌입한다. 이라크 전후 수혜와 함께 실적호전 종목이 향후 증시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10일 "국내 및 미국 기업의 1·4분기 실적과 특히 미국 기업의 다음 분기 실적전망이 이번주 후반부터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뉴욕증시에서 인터넷기업인 야후 주가가 1·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치(6센트)보다 높은 8센트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급등하면서 기술주의 동반상승을 불러왔다. 이처럼 국내증시에서도 실적 결과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엇갈리는 종목들이 속출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하나증권 서보윤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1·4분기 실적은 당초 예상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추정치보다 높은 실적을 거둔 기업들도 적지 않아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매출이 크게 증가해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삼성테크윈 KH바텍 등의 카메라폰 부품주나 업황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조선주를 미리 매입하는 전략도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과 국내 신도시개발 등의 수혜를 받게 될 우량 건설주,전쟁 위기감으로 주가 낙폭이 과대했던 우량 가치주 등도 이라크 전후 시장에서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량 건설주로는 동양고속 삼환기업 계룡건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량 가치주로는 한일시멘트 금강고려화학 코오롱유화 코리안리 등이 꼽히고 있다. 또 전쟁 이후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일 경우 신세계 현대백화점 같은 백화점주도 주가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염두에 두고 경기관련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