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말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통신 서비스업체의 주역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주역들의 위상은 3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순조롭게 사업권을 획득한 곳의 임원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일부 탈락업체 관계자들은 입지가 위축되는 등 비운을 맛봐야 했다. IMT-2000 사업권 획득 당시 '야전 사령관' 역할을 했던 옛 한국통신(현 KT)의 남중수 IMT-2000 사업본부장은 KT 재무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민영화 작업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승진을 거듭해 KTF 사장직에 올랐다. 한국통신 IMT-2000 사업단장을 지낸 조영주 이사는 KT아이컴 사장을 거쳐 올해 KTF와 합병된 후 KTF의 네트워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IMT-2000 사업본부의 장병수 종합기획팀장은 KT 마케팅기획본부 팀장, 노태석 사업전략팀장은 KT 부산본부장 등을 거쳐 본사 품질경영실장(상무)을 각각 맡는 등 실무진들도 사업권 확보의 공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의 경우 IMT-2000 사업추진단을 이끌던 최재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실무 총괄 책임자로 활약했던 조민래 상무는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전무로 승진,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CR부문장에 올랐다. 또 IMT-2000 사업추진단의 사업전략과 기술계획을 맡았던 서종렬 부장은 상무로 승진, SK IMT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사업추진단에서 기술기획을 맡았던 신종환 부장도 상무로 올라 중부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비동기식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후 이듬해 동기식 사업권을 획득한 LG의 경우 박운서 데이콤 회장겸 파워콤 회장이 단장이었고 이정식 파워콤 상무가 전략기획팀장이었다. 박운서 회장은 당시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뒤 사의를 표명했지만 재신임을 받아 데이콤과 파워콤의 경영을 맡고 있다. 이정식 상무는 LG카드 홍보실장, e비즈니스사업본부장을 거쳐 파워콤의 사업당담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동기식 사업권을 전격 신청해 파문을 불러 일으켰으나 결국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하나로통신의 신윤식 전 회장은 파워콤 두루넷 인수 실패 등 잇따른 악재가 터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물러났다. 당시 IMT-2000사업 책임자였던 이종명 전무는 지난해말 부사장으로 승진, 기획지원부문장을 맡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