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과 부시 가문의 금리갈등이 2대에 걸쳐 이어진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이라크전이 끝나면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금리정책과 관련해 껄끄러운 사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1992년 금리인하 문제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그린스펀 의장이 이번에는 아들 부시 대통령과 금리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신문은 이라크전쟁이 빠른 시일내 끝날 경우 그린스펀 의장이 올 하반기께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때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둔화를 우려,두 사람간의 불화가 표면화될 것이라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에도 그린스펀 의장은 추가 금리인하에 미온적 자세를 취하게 되고,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백악관과 갈등을 빚을 여지가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그린스펀 의장의 금융가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번 걸프전 때도 물가불안을 우려,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조기 금리인하 바람을 저버리고 전쟁이 끝난 다음해 7월과 9월에 가서야 금리를 내렸다. 이로 인해 당시 대선이 한창인 10~11월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경기둔화 지속'을 가리켰고,이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재선실패'란 결과를 안겨줬다. 일반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나타나려면 6~9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금도 '그린스펀 때문에 졌다'는 앙금을 가슴속에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