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율 상향 조정,무상증자 등을 통해 주주중시 경영에 나서는 기업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이라크전쟁 때문에 시장이 방향타를 잃고 있는 시점에서는 "주주중시"경영방침이 시장의 "등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증시의 불확실성이 심해질수록 주주중시의 경영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투자매력도가 높다"며 "우량한 실적과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무상증자나 자사주매입 액면분할 배당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하락장에서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 대우증권은 삼천리 삼영전자 경동보일러 삼양제넥스 KEC 한국포리올 인탑스 아이디스 등 25개 기업이 자사주 취득 여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차입금보다 현금보유액이 많으면서 시가총액대비 자사주 취득재원이 높은 기업들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렌 버핏은 "영업실적이 양호하며 재무구조가 뛰어난 회사의 주식이 시장에서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을 때 자사주 매입 만큼 주주가치를 향상시켜주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의 자신감과 초조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 주가보다 훨씬 상승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지나치게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함께 반영하는 셈이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게 본질적인 기업의 가치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발행주식수의 감소로 주당 자산가치는 증가함으로써 결국 주주이익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상증자 여력이 높은 기업 코스닥기업 중 공모시 확보된 주식발행초과금을 무상증자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경우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준다는 점에서나 유동성을 확충해 준다는 점에서나 모두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은 자본금이 1백억원 미만이면서 자본잉여금 비율이 8백%를 초과하는 기업을 무상증자 여력이 높은 기업으로 꼽았다. 엔씨소프트는 이 비율이 무려 7천2백95%나 돼 무상증자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으로 제시됐다. KH바텍(2천2백72%) 한빛소프트(2천1백89%) NHN(2천61%) 등이 뒤를 이었다. 케이비티 플레너스 인탑스 에스엠 대원씨앤에이 옥션 모아텍 삼테크 등도 무상증자 여력이 큰 기업으로 꼽혔다. 액면분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 삼천리 한일시멘트 삼양제넥스 태영 동양제과 KEC 금강고려화학 롯데삼강 태평양 하이트맥주 삼일제약 등이 꼽혔다. 이 종목들은 3월26일 기준으로 주가가 3만원 이상이면서 월평균 거래량이 10만주 미만인 경우다. 최근 액면분할한 기업의 주가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의 효과에 대해 의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재무구조와 자산가치가 우량하면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주주가치의 증대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배당주 신대양제지 화천기계 LG건설 아세아제지 LG상사 등을 높은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기업으로 꼽았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시가배당율(현 주가대비 배당금 비율)이 5%이상이다. 대우증권 이승주 연구원은 "배당은 잉여금이 존재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이 확보되는 기업만이 배당을 지급할 수 있다"며 "배당은 직접 현금을 주주에게 준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가장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