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尹永寬) 외교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북핵사태 해결을 위한 북한의 다자대화 참여 유도 방안을 집중 조율했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 미국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다자 틀을 받아들일 경우 북한의 관심사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미국이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측은 북핵사태가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현상 동결과 북한의 다자대화 참여를 위해 마련한 새로운 북핵 해결 `로드 맵'(이정표)을 미국측에 제시했다. 우리측 `복안'의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파월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흥미로운 접근법"이라면서 "이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핵해결을 위한 다자대화에 진입하기 전에 현상 동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복안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사안별로 제시했으며, 미국에서 이를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파월 장관은 "북한은 이라크와 상황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접근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다"면서 "외교적 방법을 통해 풀겠다"는 점도 확실히 밝혔다고 윤 장관은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측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평화번영정책'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5월중 개최키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은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이밖에 21세기 정치.군사.안보상황에 걸맞게 동맹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합의하는 한편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와 관련, "상호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는데도 인식을 함께 했다. 우리 정부는 포괄적 북한문제 협의를 위한 양국 국방.외교장관간 `2+2' 회담 등 고위급 집중 협의체 구축 방안도 제안했고, 미국측은 우리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결정에 대한 깊은 사의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한국이 미국에 북한에 대한 과감한 접근법(bold approach)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절했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과감한 접근을 요구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보도"라고 강력 부인했다. 윤 장관은 파월 장관과의 회담에 이어 딕 체니 부통령을 예방한 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나 우리 정부의 북핵해법을 제시했다. 윤 장관은 또 29일에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조찬 회담을 갖고 한미동맹재조정 문제 등을 논의한 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의 회담을 위해 도쿄(東京)로 떠난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