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설 훈(薛 勳) 의원이 27일 의혹을 제공한 제보자가 김현섭(金賢燮)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라고 진술,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즉각 "이회창 죽이기 공작정치임이 입증됐다"며 설 의원의 의원직사퇴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선 반면 민주당은 이 문제가 쟁점화되는 것을 원치않는 모습을 보였다. 설 의원으로부터 20만 달러의 전달자로 지목된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은"설 의원이 과거 증거물을 확인했다고 했으나 이제 거짓말로 드러난 만큼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나 "일개 민정비서관의 지시로 의혹을 폭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면서 "설 의원이 또한번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본다"고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치의 청산해야할 제1호가 공작정치인 만큼 사법부의 현명한판단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지난해 4월 `최규선 게이트'의 주역 최씨로부터 이 전 총재가 윤 의원을 통해 20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권력 핵심부가 짜고서 이회창 후보죽이기에 나섰다는 증거로, 참으로 파렴치한 행위"라면서 "설 의원은 즉각 사과하고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은 채 "설 의원말이 맞을 것"이라며 "그의 인격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도 "설 의원이 말했으면 됐다"면서 "당 차원의 논평을낼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