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21
수정2006.04.03 12:23
전쟁은 기업들에도 대형 위기다.
우왕좌왕하다간 생각도 못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한국지사를 둘러보러 마침 방한한 위기관리 전문가 테레사 크리스틴슨 브로더월드와이드 아.태지역 총괄사장을 24일 만났다.
그는 "위기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곤경에 빠지는 회사가 많다"며 "다국적기업들이 하듯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단계별 조치를 취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부서장급 이상의 해외출장을 전면 중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매뉴얼을 정비하며 훈련한 결과란 설명이다.
크리스틴슨 사장은 "대형위기는 경제계 전반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때 위기관리를 잘해 시장에서 신뢰를 얻으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매뉴얼이 없는 기업은 전쟁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관련된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정확한 정보와 회사의 대응책을 자주 설명해 주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부서라면 최소 석 달치 정도의 사업캘린더를 점검해 전시회 등에 참가하지 못해 고객들과 약속을 어기지는 않을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제품을 출시한 기업이라면 전쟁보도가 많아지면서 미디어에 광고를 제때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하고 전쟁 분위기와 맞지 않는 광고일 경우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증권거래소 등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공장이나 해외지사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위험 대비상황에 대해 브리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투자설명회(IR) 수준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리스틴슨 사장은 북핵문제를 예로 들며 "지금처럼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된 상황에서는 한국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위기관리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해외로드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 안심하고 투자할 만한 나라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삼성 LG 현대 등 세계적 브랜드로 알려진 기업을 전면에 내세우는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로더월드와이드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PR대행사.
전세계 33개국에 62개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한국사무소는 합작법인인 인컴브로더다.
세계적으로 리스크 관리 컨설팅은 미디어 접점이 많은 PR대행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추세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